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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풋볼러

찬물끼얹고 싶진 않습니다만

by 사용자 서쪽에서 뜨는 해 2019.09.30

 

 

 

U-20 대표팀의 4강진출로 많은 분들이 기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오늘 새벽에 있었던 경기를 보며 어찌나 박진감이 넘치던지 이길만하면 지고, 질만하면 이기는 아이들의 밀당에 2002년 월드컵 4강이후 이렇게 짜릿한 경기는 참으로 오랜만이지 않나 싶습니다. 어쩌면 이대로 결승진출 또는 사상최초의 우승도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자타의에 의해 축구팬보다는 조금 더 축구에 깊에 관여되어 있기에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이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 써봅니다.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말리, 미국, 에콰도르, 한국, 세네갈 이렇게 8팀이 8강에 올랐는데 실제 성인 월드컵의 8강팀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 월드컵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는 콜롬비아, 미국, 이탈리아 정도를 제외하곤 큰 임팩트가 없어 보이며 흔히 우리가 아는 축구 강대국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축구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걸까요? 아니면 점차 실력들이 평준화 되는 것일까요?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대다수의 축구 선진국들은 이런대회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습니다. 이미 이 연령대의 선수들은 거의 프로계약들을 마친 상태이며 우리나라처럼 애국심이란 이름아래 똘똘뭉쳐 무언가를 이루려는 시도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대회는 1999년 생들이 많이 출전하므로 선수들의 발전을 위한 과정이나 중간점검 차원, 또는 프로팀과의 계약을 위한 셀프 프로모션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성인대회의 취지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죠. 자랑스럽고 어린 한국 선수들이 이룬 업적을, 또는 곧 만들어질 가시적 성과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그들에게 있어 인생최고의 순간이며 수없이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주객이 전도된다는 데 있습니다. 그것은 경기내용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것은 결과가 아닌 내용을 보는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기운영은 대부분 승리에 그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개인적인 기량향상과 경험의 축적보다는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국민, 선수, 협회, 언론 모두가 하나 되어있죠. 이것이 과연 옳을까요?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를 지도자나 스카우터의 입장에서 복기해보면 포르투갈에서는 건질만한 선수가 많은 반면 한국은 누가 누군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포루투갈은 이미 예선탈락) 팀 플레이에 치중하며 서로를 위해 플레이하던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는 감동적이었지만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이후에 있었던 일본, 세네갈의 경기를 봐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두명을 제외하곤 사실 번뜩인다는 느낌이 들진 않았어요. 도대체 무엇을 위한 대회일까요? 이들은 성인대표팀도 아닌데...... 이들은 최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앞으로 있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마음놓고 마음껏 플레이하게 해야지 마음졸이며 플레이하게 두면 안된다는 겁니다. 벨기에는 국제유스대회에서 10년가까이 죽을썼지만 그 시간동안 겪는 수많은 실패들을 단순과정으로 여기며 끈질기게 밀어붙인 덕분에 지금도 진행형인 피파랭킹 1위에 올라있습니다.(벨기에 인구 약 1천 100만) 그들도 얼마나 이기고 싶었을까요? 그러나 그들은 승리나 우승이 아닌 미래를 택했습니다. 현재 한국 선수들이 계속적으로 들려주고 있는 승전보는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이 대회를 통해 얻을 결과의 핵심이 인재발굴과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그 방향이 조금은 틀어져 있습니다. 솔직히말해 저도 우리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큰 사고 한번 쳐주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큰 소리내어 바로잡아 주고 싶은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니가 주인공이라고, 한번 제대로 붙어보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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